수성구는 왜 수(水)가 아닐까
손바닥 언덕에는 행성 이름이 붙어 있어요. 목성구, 토성구, 금성구, 수성구. 그런데 동양 수상학에서 그 언덕들의 오행은 이름과 다릅니다. 새끼손가락 아래 「수성구」는 수(水)가 아니라 토(土) 쪽으로 읽히고, 엄지 아래 「금성구」도 금(金)이 아니라 토(土) 쪽입니다.
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
두 갈래가 따로 자랐기 때문이에요.
하나. 언덕에 행성 이름을 붙인 건 서양 수상학입니다. 유피테르(야망), 사투르누스(절제), 메르쿠리우스(소통) — 그리스·로마 신들의 성격에서 온 이름이에요.
둘. 그 이름이 한국어로 옮겨질 때는 이미 다섯 행성이 오행 이름을 입은 뒤였습니다. 원래는 세성(歲星)·형혹(熒惑)·진성(鎮星)·태백(太白)·진성(辰星)이라 불렸는데, 하늘의 다섯 별을 땅의 다섯 기운에 짝지으면서 목성·화성·토성·금성·수성이 됐다고 전해집니다.
그러니까 「목성구」의 「목」은 오행을 거쳐 온 글자가 맞지만, 그 언덕의 뜻은 오행 목(木)이 아니라 유피테르에서 왔어요. 이름만 같고 뿌리가 다른, 오래된 우연이죠.
손별집은 이름 대신 자리를 따랐어요
손별집은 이 대목에서 이름이 아니라 자리를 따랐습니다. 손바닥을 여덟 구역으로 나눠 읽던 동양 수상학의 구획을 기준으로 다섯 곳을 골라 목·화·토·금·수에 맞췄어요. 그래서 저희 화면에는 목성구·수성구 같은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— 「목(木)의 언덕」, 「수(水)의 언덕」으로만 부릅니다. 이름이 헷갈리게 만드는 자리라, 이름을 아예 빼는 쪽을 골랐습니다.
이 대응은 전해지는 여러 서술을 손별집이 한 벌로 정리한 것이고, 유파에 따라 다르게 보기도 합니다. 재미로 봐 주세요.
미래를 맞히는 과학은 아니에요. 4,500년을 건너온, 손을 읽는 법이죠.